어른이 되고 싶었죠
커다란 신발 신고서
언젠가는 발에 꼭 맞는
그날이 오길 꿈꾸며
어느 날 어른이 됐죠
내 발이 커진 그만큼
넘고 넘어야 할 산들이
이렇게나 많은지 몰랐죠
어른이 되면 강해질 줄 알았죠
강한 척해야 한다는 건진 모르고
어른처럼 말하고
어른처럼 웃지요
내가 어른인 게 신기해
아직도 난 아이 같은데
아직 모르는 게 많은데
어느덧 어른이 됐네
어른이 되고 싶었죠
손에 커피 한잔 들고
어떤 영화도 다 볼 거라
그날이 오길 바랬죠
어느 날 어른이 됐죠
커피가 쓴 걸 알았죠
그리고 어른들의 영화도
그리 아름답지가 않았죠
어른이 되면 울지 않을 줄 알았죠
가슴으로 울어야 하는진 모르고
어린 내 맘도 사라지고
새하얀 꿈도 바래지고
고된 인생이라 한숨 지어도
아이처럼 말하고
아이처럼 웃지요
그래도 사랑이 있기에
나를 있게 하는 사람들
내가 지켜야 할 사람들
이젠 어른이 됐네
어른이 됐네 어른이 됐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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