말 안 해도 돼.
걱정 안 해도 돼.
난 내 자리가 좋아.
겁내지 마. 난 행복해.
비밀인데, 사실 내 눈에는
은하를 담아놨지. 덕분에
내리쬐는 햇살, 따스한 바닥,
온기, 향기, 너면 충분해.
넌 참 이상한 아이였어.
넌 하루 종일 소리 내며 시끄럽게 굴면서
내가 조금 보챌 때는 날 미워하곤 했지.
그땐 되게 섭섭했는데, 뭐, 내가 이해했지.
왜냐면 넌 외로워 보였거든. 창밖이 어둑해지면 너는
어디론가 나섰고 다시 푸르스름해지면은
슬픈 눈으로 돌아와 날 불렀지.
그럴 때면 난 늘 네 옆에 누웠고, 넌 날 쓰다듬었지.
지금의 넌 외로워 보이지 않아.
그 때문인지 너의 손길이 줄어든 것 같긴 하다만,
그래도 다행이다 싶어. 네가 나에게 말을 걸 때마다
대답 없는 내가 널 더 외롭게 만든 것 같아서 미안했어.
난 갈수록 크게 소리내기가 힘든데
넌 여전히 날 미워할 때면 시끄럽게도 떠드네.
왜 나만 먼저 늙는 걸까? 역시 넌 이상해.
뭐, 이상한 네가 싫진 않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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